[결산 2000부동산]아파트 분양시장 '부익부 빈익빈'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올 해 부동산시장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외환위기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던 아파트 청약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 일대 준농림지에 마구잡이로 들어서던 아파트 단지의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난개발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청약시장의 양극화 심화〓올 6월에 있은 서울시 5차 동시분양에서 LG건설이 분양한 용산구 이촌동 LG빌리지 27평형은 서울지역 1순위 청약접수에서 무려 36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이 청약접수를 한 K, W아파트에는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은 연중 계속돼 1순위에서 수십, 수백대 1로 청약접수를 마감하는 아파트가 있는 반면 3순위 접수 때까지도 미분양으로 남는 아파트가 속출했다.

이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90%를 훨씬 넘어서면서 실수요자보다는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찾는 ‘청약 전략’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올해 11차에 걸쳐 실시된 서울시 동시분양의 평균청약률은 6.7대 1로 지난해 평균청약률(5.7대 1)보다 상승, 표면적으로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경기 전망이 밝았던 데다 정부가 난개발 방지책 등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하반기 중 집값이 상승하리란 기대심리가 확산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진 데다 건설업체 퇴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청약열기가 급격히 식어들면서 대량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수도권 난개발 이슈화〓90년대 중반 이후 경기 용인 일대에서 집중 공급된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연초부터 일대의 마구잡이 개발의 폐해가 언론을 통해 집중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생활편익시설 부족이나 교통난 등의 생활고를 겪게 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용인 죽전과 신봉 등지의 택지개발사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를 정도였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는 대도시 주변의 준농림지내 아파트 건설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서울시는 도심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총면적)을 대폭 하향 조정하도록 법안을 개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주택건설업체들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직격탄이 됐고 주택 공급이 대폭 위축되게 됐다.

이에따라 내년 하반기 이후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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