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주인공은 7명이다. 울산공장 수출선적팀의 조창배씨(46)가 원정대장, 전주공장 상용엔진부의 구화집씨(41)는 등정대장, 이진훈(36) 정양균(34) 윤광수(31) 이종용(31) 최병우씨(29)가 대원들이다.
이들이 오른 곳은 히말라야 14고봉 가운데 해발 8201m인 초오유와 해발 8027m인 시샤팡마. 직장 단일팀으로서 이들 봉우리를 잇따라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정대는 작년 7월에 만들었죠. 1년6개월 동안 주말이면 인근 산과 바닷가 백사장에서 체력보강 훈련을, 겨울에는 지리산과 한라산에서 빙벽타기를 했습니다.” 조 원정대장의 말이다. 평소에는 울산 사택에 합숙소를 마련해 매일 아침 산악구보 훈련을 했다. 구화집씨는 전주에 있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지리산과 한라산 등지에서 자체 산행훈련을 했다.
이처럼 준비를 마치고 8월 18일 서울을 떠나기에 앞서 두달간 휴직계를 냈다. 일하지 않으니 월급도 없다. 그런데도 왜 오르냐고? 산악인들에게 흔히 듣는 “산이 좋아서”가 여지없이 튀어나온다.
“산이 좋습니다. 마치 인생 같지요. 죽을 것처럼 힘든 과정을 온 몸으로 겪고 나면 결과가 나오고 쾌감이 생깁니다.” 그래도 임금이 나오지 않으니 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 산행을 준비할 때도 7명이 8000만원을 갹출했다.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현지 산행 안내자인 셰르파와 포터를 고용한 뒤 티베트에서 히말라야를 공격했다. 산에 갈 때마다 겪는 친숙한 어려움은 고산병. 얼굴이 붓고 마른기침이 나지만 그래도 ‘산 사나이’들인지라 조금씩 적응해간다.
다음 과정이야 말해 무엇하랴.
새로 내린 눈과 일교차가 50도를 넘는 변덕스러운 날씨, 견딜 만하다가도 다시 도지는 고산병으로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다. 정상공격에 나서기도 여러번.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고 안개가 끼면서 정상을 눈앞에 두고 포기하곤 했다. 카트만두를 출발한 지 24일 만인 9월 16일, 구화집 대장과 이진훈씨가 초오유봉 정상에 올랐다.
뒤이어 도전한 시샤팡마는 팀의 막내인 이종용 최병우씨가 등정에 성공했다. 최병우씨는 초반부에 고산병으로 가장 고생했기에 그 기쁨이 더욱 컸다.
이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 7명의 대원은 그 찬란한 순간을 책으로 엮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71년 세워진 현대차 산악회는 현재 정규 대원만 280명에 이르며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