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쟁 중단하라"…경제5단체장 이례적 '시국선언' 발표

  • 입력 2000년 12월 5일 23시 44분


재계는 현재의 경제위기론은 눈치보기나 근시안적 인기영합주의에 치우친 정치행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전제, 정치권에 정쟁의 중단과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재계는 또 경제회생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아 구조조정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불법 집단행동에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장과 부회장들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현 시국에 대한 경제계 선언’을 발표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5단체의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모여 일종의 ‘시국선언’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회장단은 “요즘처럼 기업이 어려운 때 기업 경쟁력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어떠한 법 개정에도 반대한다”며 “산전 산후 휴가 확대 등 모성보호와 비정규직 보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등에 대한 입법 논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정치권은 소모적 정쟁으로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경제회생을 위해 초당적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회장단은 재계도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끝내고 기업경쟁력 강화와 수출 증대에 진력하는 한편 기업윤리에 바탕을 둔 투명경영을 통해 기업 내실화와 신규고용 창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목소리 큰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압도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회장단이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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