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신뢰 줘야 외국인 돈 안떠난다” -LG경제硏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59분


유가상승과 반도체가격 하락, 미국 주식시장 불안 등 대외환경이 우리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이 주식자금 유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유출의 원인을 해외여건 악화와 반도체주 비중축소로만으로 해석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주식자금은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좋으면 비록 현재의 경기가 나쁘더라도 유입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주식자금의 유출 원인을 우리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점차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서 찾아야 볼 수있다. 경기위축에 대한 불안에 더하여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불신감이 외국인들 사이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된 데다 구조조정이 실패하면 우리경제가 남미와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대신에 다른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대체투자는 늘리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 주식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향후 외국인 주식자금에 대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위축으로 세계 최대 자본공급국인 미국 투자자들의 대외투자여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동남아의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또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도 점차 단기화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탈 조짐을 보였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움직임은 2차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2차 구조조정이 우리경제의 부실을 털어 버릴 수 있도록 강도 높게 이루어진다면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출되더라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면서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 주식자금의 유출 규모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규모가 크지않더라도 외국인 주식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된다면 국제금융시장에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신호전달을 하게된다. 즉 자본 유출을 더욱 촉진시키면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이 본격화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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