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이 '수출효자'…올해 3조원대 수출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25분


‘고부가 가치 가전제품이 수출의 효자.’

경제불안정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반도체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등 수출 주력품들의 가격이 하락세를 계속해 국내 전자업체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가격대의 고부가가치 가전제품의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최고 10배 이상 늘어나 전자업체들을 그나마 위안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디지털 5인방이라고 부르고 있는 디지털TV,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디지털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의 수출이 대폭 늘어 고가 가전제품의 전체 수출은 지난해 5000억원대에서 올해 3조원대로 6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TV의 경우 지난해 2만여대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9월말까지 18만대를 수출했으며 연말에 25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TV의 가격은 대당 2000∼3000달러로 기존 TV(평균 250∼300달러)에 비해 10배 가량 높다.

LG전자도 지난해 20만 4000여대였던 완전평면 TV(29인치 기준)의 수출이 올해는 87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가전사로는 처음으로 32인치 디지털 TV를 생산 수출하고 있는 대우전자도 미국 캐나다 등에 매월 200대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대당 가격이 700∼750달러인 LG전자의 완전평면 모니터(17인치 기준)도 지난해 30만대에서 올해는 100만대 이상 수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비디오를 대체하고 있는 DVD 플레이어의 경우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지난해 100만대에서 올해 3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유럽지역 수출이 올해 대폭 늘어 영국 스페인에서 각각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삼성전자측은 말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00만대에서 올해는 200만∼240만대 가량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가 올해 200만∼250만대로 예상되는 MP3 플레이어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15만대를 수출했으나 올해 9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냉장고에 비해 가격이 3∼4배 높은 양문여닫이 지펠냉장고(삼성전자)와 디오스(LG전자) 등의 수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 냉장고를 본격 수출하게 된 대우전자의 경우도 이미 이스라엘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7500대 가량을 주문받아 이날 선적을 시작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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