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매수나설때 본격 반등 예상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16일 급등세를 타던 주가가 17일엔 큰폭 하락세로 돌변,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좀처럼 추세가 이어지지 않는 장세가 펼쳐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당혹스럽다. 현재의 지수대는 과연 어디쯤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심리적 지지선인 500선대에서 바닥다지지가 성공할 수 있을까’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세종증권 오태동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지수의 상승반전은 예상치못한 시기에,개인투자자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급등양상이 펼쳐진 가운데 이뤄졌다”고 말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추세 전환을 간파하지 못했으며,상승장의 주역이 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종합주가지수의 대세상승이 시작된 98년 10월 이후 큰폭 상승한 기간 몇을 골라 ‘상승 초기국면’의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이같은 결론이 쉽게 나온다(그래프).

예컨대 작년 10월28일부터 11월16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87포인트 상승했으며 상승 초기 일주일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 7867억원,408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들만 유독 1조2865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 5월말에도 외국인들은 1조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해 상승장을 이끌었다.

상승초기 국면에서 보여준 상반된 매매패턴은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지수의 상승반전을 눈치채지 못하고 반등을 이용해 물량을 축소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주 중심의 매매를 하면서 상승 반전을 주도했다.”(오태동연구원)

그렇다면 현 지수대의 위치는? 최근 급등락장세에서 보여준 외국인 기관투자자 개인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외국인들은 최근 일주일동안 5000억원가량,기관들은 3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들은 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6일의 지수폭등도 개인투자자들의 ‘나홀로 순매수(1300억원어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현 장세의 반등양상은 잠재해있던 가격메리트가 미국증시 등 해외여건이 호전되는 틈을 타 부각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기술적 반등수준(또는 반짝 반등)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다.

17일 종합주가지수가 별다른 악재가 출현하지 않았는데도 전날의 상승폭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37포인트)으로까지 급락한 점은 현 장세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매수주체로 나서지 않는 한 추세전환을 거론하기는 때 이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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