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히타치 광스토리지 합작법인 설립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33분


LG전자(대표 구자홍·具滋洪)와 일본 히타치제작소(사장 쇼야마 에쓰히코·莊山悅彦)가 일본에 CD롬 등 광스토리지 분야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할 회사를 합작설립하기로 5일 합의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기업이 정보기술(IT)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처음이다.

세계 CD롬시장 점유율 1위인 LG와 광스토리지분야 기술력이 최고인 히타치가 제휴함으로써 양사는 세계 광스토리지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됐다.

LG전자 디지털미디어 사업본부 우남균(禹南均)부사장과 히타치제작소의 후지모리 요시노리(藤森好則) 디지털미디어그룹장은 이날 오후 도쿄(東京)에서 조인식을 갖고 다음달 1일 도쿄에 합작법인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자본금은 150억원이며 LG가 49%, 히타치가 51%를 출자한다. 종업원은 350명 규모. 대표이사 사장에는 LG전자 박문화(朴文化)부사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히타치의 다쓰미 도모이치(辰巳友一)재무부장이 내정됐다.

합작회사는 신제품 연구개발과 마케팅만 맡고 생산은 LG전자와 히타치제작소가 맡는다. 내년 영업을 시작하며 매출 목표는 2001년 2조3000억원, 2002년 3조원.

이번 합작을 통해 LG전자는 판매망 확보와 함께 히타치의 기술력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도움을 얻게 됐다. 또 히타치는 소니 도시바 등과 이 분야 기술규격 특허를 공유하고 있어 LG는 고액의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일본의 첨단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히타치는 LG전자의 생산능력과 마케팅 능력을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히타치가 보유한 첨단기술을 보다 빨리 상품화해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된다.

광스토리지란 레이저에서 발산하는 빛을 이용, 데이터를 읽고 저장하는 기술로 이를 상품화한 것으로는 CD롬 DVD 등 각종 컴퓨터 오디오 비디오 관련 저장기록 장치가 있다. 현재 세계시장 규모는 9조원 가량에 이르며 매년 8∼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지난해 CD롬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은 16.0%로 1위, 히타치는 9.4%로 4위를 기록했다. 양사가 CD롬 분야 사업을 통합하면 점유율이 25%가 넘어 다른 업체보다 훨씬 우세해진다. DVD롬 분야에서는 3위인 히타치(20.7%)와 6위인 LG(2.2%)가 합쳐지면 업계 2위로 올라서 1위인 도시바(24.5%)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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