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 車지분 장내매각…1271만주 6분만에 매매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36분


현대는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자동차 주식 9.1% 중 자동차부문 계열분리에 필요한 6.1%(1271만주) 모두를 22일 오전 증시에서 전격 매각했다.

자동차 계열분리의 걸림돌이 돼온 정 전명예회장의 현대차 주식이 매각됨에 따라 현대측이 약속시한인 6월30일을 넘겨 50일 이상 끌어온 자동차부문 계열분리의 자격요건이 갖춰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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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명예회장의 주식은 이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13분경 거래되기 시작해 6분 만에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들에게 모두 팔렸으며 가격은 1만5600∼1만5800원선에서 거래됐다.

현대측은 △일반법인 및 개인이 총 463만2000주를 사들인 것을 비롯해 △투신업계가 408만3000주 △은행권 197만주 △증권회사 고객상품용 75만주 △외국인투자자 67만주 △보험업계 43만3000주 △종금 및 연금이 26만5000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또 이번 주식매각대금 2000억원이 입금되는 대로 현대건설이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해 현대건설 자금난 해소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현대는 21일 저녁 미국계 투자회사인 자딘플레밍과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22일 돌연 태도를 바꾸어 증시에 내다팔았다.

이와 관련해 현대측은 “자딘플레밍측과 1000만주 이상의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22일 새벽 자딘플레밍측이 ‘250만주밖에 살 수 없다’고 통보해와 어쩔 수 없이 시장매각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정 전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계열분리 신청서를 이번 주 중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위 강대형(姜大衡)독점국장은 “정 전명예회장의 주식을 매입한 기관 및 일반투자자의 명단을 정밀검토해 현대와의 특수관계인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계열분리를 승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병기·이명재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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