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2세들, 벤처기업에 공동투자 눈길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0분


재벌 2세들이 개인주주 자격으로 한 벤처기업에 공동으로 투자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1월 설립된 벤처기업 씨씨케이밴닷컴에는 최태원(崔泰源)SK㈜회장 정몽규(鄭夢奎)현대산업개발회장 이웅렬(李雄烈)코오롱회장 정몽혁(鄭夢爀)현대정유사장 부부 등이 각각 9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6월8일자 이 회사의 주주명부에는 최태원회장이 5만5500주(8.73%·2억7750만원), 정몽규회장이 5만3000주(8.34%·2억6500만원), 정몽혁사장이 1만8000주(2.83%·9000만원), 이웅렬회장이 1만7300주(2.72%·8650만원)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최대주주인 이 회사 이동욱 대표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 주택은행과 한빛은행도 각각 2억원과 1억9500만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대부분 평소 벤처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 지난달 SK㈜와 코오롱상사 현대산업개발 등을 통해 아시아비투비벤처스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하기도 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회장이 이밖에도 몇개 업체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지만 어떤 회사들인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들의 투자가 단순히 투자수익을 건지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갖고 있는 이들이 투자수익을 바라보고 기껏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학연 등 개인적인 인연으로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웅렬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몽규 회장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씨씨케이밴닷컴은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를 결제하는 시스템과 단말기를 개발하는 업체. 온라인 외에도 오프라인의 상점과 연결해 캐시백 서비스와 마일리지 포인트 제도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을 인터넷 비즈니스와 연결시킬 경우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업체로 평가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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