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개각]기획원 출신 '밀물' 재무부는 '썰물'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13분


‘옛 경제기획원(EPB)의 약진과 옛 재무부(MOF)의 퇴조.’

이번 개각으로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경제장관 자리를 대거 차지했다. 반면 재무부 출신은 세제실장을 지낸 이근영(李瑾榮)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이 유일하다.

경제장관 총수 자리에 오른 진념(陳稔)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은 62년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 경제기획원 차관을 지낸 전형적인 기획관료.

공정거래위원장에서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긴 전윤철(田允喆)장관과 그의 후임자인 이남기(李南基)신임 공정거래위원장, 유임 가능성이 높은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도 기획원 요직을 거친 EPB맨이다.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도 기획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반면 재무부 출신은 이헌재(李憲宰)전재경부장관과 이용근(李容根)전금감위원장이 현직을 떠나면서 장관 명부에 단 한 명만 이름을 올렸다.

기획예산처는 진장관이 경제팀장으로 영전하고 전장관이 친정으로 금의환향하자 환호한 반면 재무부 출신이 다수인 재경부는 다소 침울한 분위기. 일각에서는 “기획통이 다수를 차지한 현 경제팀이 혹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등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장감과 순발력있는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지 않겠느냐”며 우려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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