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잡아라" IT업계 경쟁 후끈

  • 입력 2000년 7월 24일 19시 29분


정보통신업계에 유선통신망 장악을 겨냥한 파워콤 인수경쟁이 불붙었다.

한국전력이 24일 민영화 일정에 따라 실시한 파워콤 지분 20%에 대한 입찰에는 SK LG 삼성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내로라하는 국내 정보통신기업들이 대거 참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차세대 무선통신 IMT―2000에서 맞붙을 기업들이 유선통신인 파워콤에서 전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입찰방식은 한전이 목표가격(주당 3만원)을 정해놓고 높은 가격을 적어낸 곳부터 우선 낙찰하는 방식. 이번 입찰에서는 동일인 입찰한도가 지분의 5%를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4개 기업이 낙찰받게 된다. 응찰가가 모두 한전이 정한 목표가격을 밑돌 땐 입찰이 무산된다. 결과는 26일 발표될 예정.

정보통신부는 당초 파워콤을 민영화하더라도 동일인이 지분의 1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지분제한을 폐지, 인수경쟁에 불을 붙였다. 9월 실시될 지분 30%에 대한 입찰은 지분제한 없이 치러진다.

한전의 광통신망과 케이블TV망을 고스란히 넘겨받은 파워콤을 지분제한 없이 팔기로 함에 따라 누구라도 파워콤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파워콤은 4만3000㎞의 광케이블과 3만8000㎞의 동축케이블을 갖고 있다. 국내 회선시장 점유율은 16.4%.

한전은 올해 매각하는 주식물량 중 △20%는 이번 입찰에서 국내기업에 넘기고 △30%는 9월말까지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에 팔며 △나머지 16%는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파워콤의 자본금은 7500억원.

현재 파워콤 인수에는 LG와 SK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 관계자는 “한솔엠닷컴의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파워콤을 인수한다는 대안을 오래 전부터 마련했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파워콤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텔레콤의 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 고위관계자도 최근 방한해 “한솔엠닷컴 인수는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고 그 대신 파워콤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 최강자인 SK는 기간통신망을 가진 파워콤을 손에 넣을 경우 유무선 사업을 망라한 종합통신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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