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월드컵 때 "민속주로 건배" …전통식품 세계화 추진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50분


‘세계무대에 나설 전통식품과 민속주는 모두 모여라.’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2002년 월드컵을 겨냥, 전통식품의 세계화가 적극 추진된다.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ASEM 행사때 포도주보다는 전통 민속주로 건배해줄 것을 건의해 이한동(李漢東)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이 닉슨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마오타이로 건배해 마오타이를 일약 세계적인 술로 만들었다”면서 “ASEM을 전통 식품과 민속주의 세계무대 데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림부는 내달 29일과 30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한국 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한 품평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외교통상부 ASEM준비기획단과 공동으로 추진될 예정.

민속주와 전통식품은 우선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야 한다. 각 도별로 내달 17일까지 실시되는 1차 심사를 통과해야 최종 품평회 출전자격이 주어지기 때문. 각축을 벌이는 부문은 전통주류 전통식품류 다류 음료류 과일류 선물용품류 등 5가지. 농림부는 각 부문별로 3∼5개를 선정해 ASEM회의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보신탕 등 외국인 혐오식품은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

전통식품 생산 업체들은 이번 품평회를 앞두고 벌써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차, 2차 심사를 통과하는 것 자체가 홍보에는 ‘보증수표’로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전통주 부문. 농림부가 ‘전통식품명인’으로 공인한 14개 민속주를 비롯해 이미 30여제품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는 품평회 심사위원으로 ASEM에 참가하는 25개국의 대사 및 상무관 농무관을 선정해 세계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심사과정에서의 로비를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농림부는 이번에 발굴한 전통식품과 민속주에 대해서는 수출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펼 계획이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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