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해외 CEO-MS社서 인터넷업체로 옮긴 나탄 마이르볼드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53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MS를 떠난 사람들은 반 MS라기 보다는 ‘마이크로소프티안(Microsoftian)’에 가깝습니다. 다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떠날 뿐입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MS사에서 최고기술경영자(CTO)로 근무하다 최근 MS를 떠나 인터넷 업체로 옮긴 나탄 마이르볼드(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시사 격주간 포천은 최근호(10일자)에서 최근 수년간 고급 인재들이 대거 MS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마이르볼드 등 ‘전 MS 맨’들이 말하는 ‘MS에 대한 애착’과 ‘그래도 떠난 이유’ 등을 소개했다.

한 미국 인력정보회사에 따르면 MS의 한해 이직율은 7.5%로 전직원 3만5000여명중 1주일에 50명 가량이 MS를 떠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전직 MS 직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1주에 100∼150명 가량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불과 한두해 전만해도 나가는 인재들을 붙잡는 역할을 맡았던 관리자도 어느새 인터넷 관련 닷컴 기업으로 옮기는 예도 많다.

“MS를 떠나 닷컴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사람들도 △연구원들에게 개인 연구실을 제공, 비밀을 요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스톡옵션으로 직원들의 의욕을 높이는 것 등을 MS에서 배웠고 엑셀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의 MS내의 분위기와 열정 등을 잊지 못합니다. MS를 떠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MS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르볼드 말이다.

그런데 왜 MS를 떠나는가. 인터넷 혁명 물결에 동참하기에는 MS라는 조직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조직이 커지면서 관료주의도 늘어 과거와 같은 활력이 줄고 신중해졌으며 의사결정이 길어졌다.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 결정을 따내는데 회사 내부에서의 ‘로비’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MS가 수백만 달러의 연봉과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하지만 인터넷 열풍으로 MS 외부에 더 큰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도 큰 이유.

그는은 “MS에는 유능한 사람이 계속 들어올 뿐만아니라 아직도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라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 남아있다”며 “MS가 인력유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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