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정보통신 합병…전자 보유 정통株 전량소각

  • 입력 2000년 6월 8일 20시 04분


LG전자(대표 구자홍·具滋洪)와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徐平源)이 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일은 9월1일이며 합병비율은 LG정보통신 보통주 1주당 LG전자 보통주 2.1216주로 결정됐다. 양사는 내달 21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9월4일 합병 등기를 통해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특히 보유하고 있는 LG정보통신 주식 837만주(27.1%·약 5485억원)를 LG전자 주식으로 전환한 뒤 시장에 유통시키지 않고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구자홍 부회장은 “합병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유중인 LG정보통신 주식을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며 “최소한 10% 이상의 주식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시장에서 주가도 상당폭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합병으로 올 연말에 매출 16조원, 자산 11조9400억원, 자본금 8711억원의 거대 업체로 탈바꿈하게 되며 부채비율은 162% 정도가 될 전망이다. 합병 이후 회사명은 LG전자를 유지하며 정보통신의 종업원도 그대로 승계해 경영진과 조직체계를 그대로 둘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LG그룹 대주주들인 구씨와 허씨 일가는 LG화학과 LG전자 주식을 2조원 어치 사들이기로 했다. 강유식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은 이날 “주력계열사인 LG화학과 LG전자에 대한 대주주 지분이 너무 낮아 그룹을 수직 계열화한다는 차원에서 두 회사 주식을 집중 매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본무 LG그룹회장을 비롯해 구씨와 허씨 일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상황을 봐가며 2조원을 투입해여 양사의 지분을 총발행주식수의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LG그룹이 두 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은 화학과 전자를 주축으로 하는 수직계열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거래소시장에서 사들일 경우 주가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대주주들이 올들어 주식을 집중 매입해 이미 대주주 보유지분이 14.8%에 달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총발행주식의 10% 가량을 더 매집할 것으로 보인다. 또 LG화학은 대주주 지분이 6.46%에 불과해 매집할 지분이 20%에 육박한다.

<최영해·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