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北경수로공사 독점추진 논란…한전에 단일체제 요구

  • 입력 2000년 5월 15일 19시 47분


현대건설이 동아건설 대우건설 한국중공업 등과 공동으로 시공해오던 북한 경수로 공사를 독점하려고 해 해당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15일 현대건설이 북한 경수로 3차 공사(1조원 규모) 시공권을 독점하려는데 대해 공정성 여부를 가려달라는 질의서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전력공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대우와 동아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이므로 경영악화시 현대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고 △경수로 실적이 없는 대우는 시공 능력을 신뢰할 수 없으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4개사 공동체제보다는 단일체제가 효과적이라며 대우와 동아 지분을 현대가 흡수하되 두 회사를 하청업체로 참여시키고 시공권은 현대와 한국중공업이 독점토록 해줄 것을 한국전력에 요구했다.

현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경수로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4개사가 본공사의 지분을 추후 협의 결정하기로 했다”며 “경수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시공능력과 기업의 재정상태에 따라 계약조건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는 이에 대해 현대가 시공사간 합의서의 기본 정신을 무시하고 있으며 현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한국형 표준 원전 시공 실적이 없는 현대건설의 지분이 80%까지 높아져 결과적으로 특혜가 된다고 반박했다.

대우 관계자는 “기업의 회생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워크아웃 결정이 나왔는데 현대가 이 점을 무시하고 다른 회사의 공사를 탐내고 있다”며 “한전은 조속히 3차 공사 계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수로 공사는 현대건설과 동아건설 대우건설 한국중공업이 각각 35%, 25%, 20%, 20%씩 공사를 맡기로 96년 합의하고 현재 지분대로 1차와 2차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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