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투자 최소화 사례]목돈 없어도 창업 '길' 있다

  • 입력 2000년 4월 24일 22시 19분


'초기 투자비용은 더 이상 창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소규모 사업체를 창업할 때 맨처음 다가오는 장벽은 사업체를 운영할 최소한의 자금과 상품을 생산할 설비.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디어도 사장될 수밖에 없다.

전문 청소 대행업체인 ㈜리닉스의 지점과 스티커 제작업체인 '소나무'는 초기 투자비용 마련의 어려움을 프랜차이즈 체인 가맹과 아웃소싱으로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초기 투자비용 최소화〓리닉스의 지점장 8명은 최근 투자금 580만원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창업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회사원 학원강사 사진기사 자영업자 출신들. 외환위기 이후 실직과 수입감소에 시달려온 이들이 여태껏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지 않았던 것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전망 좋은 업종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독립채산제의 지점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리닉스가 제시한 저렴한 투자비용과 사업 전망.

종전의 프랜차이즈 체인 본부는 지점에 대해 추가 비용을 받던 관행이 있었지만 이들은 리닉스로부터 초기 투자금 이외의 자금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즉각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전망은 이들의 생각과 맞았다. 본점에서 임대받은 고온 고압의 스팀 청소기는 일반 가정의 청소기가 제거하지 못하는 진드기와 곰팡이 등을 박멸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천식 환자 및 임신부와 어린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지점이 별도의 사무실을 차리지 않아도 상표와 장비를 빌려준 본부가 회계와 홍보 업무등을 대행하기 때문에 경영 비용이 매출액의 20%를 넘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리니아측은 지점이 매일 방 두 칸을 청소할 경우 월 매출액 250만원에 순수익 203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부문 아웃소싱〓올해 1월 타일에 붙이는 야광스티커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소나무'는 설비투자 비용 없이 제품을 일본과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기업.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임송희(林松喜·35·여)사장은 제품 디자인을 본사에서 맡기고 생산은 인쇄소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비용 없이 소규모 사업체를 차렸다.

이 회사의 일본시장 진출을 도왔던 중소기업진흥공단측은 "소규모 사업체의 아이디어가 수출로 이어진 것은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사장은 "아직 수출액이 1500만원 밖에 되지 않지만 틈새 시장을 더 파고들면 매출액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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