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경제' 기업들, 신규社 자금난에 쾌재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4분


최근 세계 증시에서 ‘신경제’ 소속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신경제’ 기업들은 자사 주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전했다.

증시 폭락을 반기는 기업들은 첨단기술주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이미 증시를 통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들. AWSJ은 “잠재적 경쟁자인 신규 업체들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업체들은 이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신경쓸 것 없이 이윤을 높이는데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홍콩 증시에 상장돼있는 인터넷 업체 아이머천트사는 “필요한 자금은 이미 충분히 조달했다”면서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투자자들이 첨단기술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신생 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함에 따라 자금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고 AWSJ은 전했다. 일부 신생 업체들은 증시가 아닌 은행권에서 자금을 충당하려 하지만 담보로 내밀수 있는게 ‘미래 수익’밖에 없어 보수적인 은행권의 ‘금고’를 열기엔 역부족이라고 AWSJ은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M&A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온라인사의 켈빈 랜돌프 사장은 “이미 자금을 확보한 업체로서는 취약해진 경쟁업체들을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식시장의 조정 양상으로 인해 인터넷 업계에도 새로운 재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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