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공무원 주식투자 금지"…여유자금 위탁운용 유도

  • 입력 2000년 3월 20일 20시 16분


정부는 주식투자가 금지된 공무원들의 여유자금을 대신 굴려주는 폐쇄형 간접투자상품인 이른바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를 올해 안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주식시장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현직에 있는 동안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면서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며 “투자자 본인이 가입기간 중 거래내용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트러스트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재경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정부 공무원은 주변의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고 직무상 알게된 정보를 활용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주식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지시했다. 미국 등에서 운영되고 있는 블라인드 트러스트는 공직자가 펀드에 돈을 맡기는 순간 금융자산의 구성내용을 ‘완전히 잊어버린다’는 뜻에서 나온 용어. 위탁자인 공무원은 자신의 공직과 무관한 사람이나 법인을 수탁자로 선정, 자금운용의 재량권을 100% 위임하게 되며 이 상품에 가입한 동안에는 금융자산 구성 내용을 통보받지 못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 상품이 선보이면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인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증시관련 공무원이 주식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공직자 윤리규정에 담거나 관계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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