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株總 노조반발로 파행…상정 15분여만에 통과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국민은행 주주총회가 18일 노조의 반발로 예정보다 12시간 늦게 기습적으로 열려 김상훈(金商勳)신임행장 선임 등 상정 안건을 15분만에 통과시키는 파행을 빚었다.

▽발단〓당초 오전 10시 본점에서 주총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국민은행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련 소속 노조원 300여명이 신임행장 선임에 반발, 오전 9시부터 본점 14층의 엘리베이터 6곳과 비상구를 봉쇄한 채 은행임원과 사외이사들의 출입을 막았다.

주총을 진행할 안경상(安敬相)행장 직무대행과 임원, 사외이사 등은 여러차례 주총장 진입을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노조간부들을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오후 10시5분경 6층 행장 직무대행실로 옮겨 주총을 열어 15분만에 상정된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것.

은행측 관계자는 “장소 변경을 주주들에게 통보했고 62.21%의 의결권을 확보한 뒤 개최했으므로 법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측 왜 반발하나〓은행들은 보통 행장추천위원회에서 행장후보를 추천한다. 그러나 금감원은 지난달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경영자선정위원회를 만들어 행장 후보를 선정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경영자선정위에서 4명의 행장후보를 추천했으며 행추위는 이 가운데 김신임행장을 최종 후보로 뽑아 주총의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이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반면 행추위의 오세종(吳世鍾)위원장은 “이번 행장 선임은 역대 행장 선출과정 가운데 가장 객관적이고 모범적으로 이뤄졌다”며 정부 압력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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