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자금 '썰물'…경제불투명 美금리인상 우려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3월 들어 아시아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펀드들의 경우 2∼8일에 환매금액이 신규 가입금액보다 1억4400만달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자본순유출규모는 펀드 총자산가치의 1.5%로 98년 3월 이후 최대치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아시아시장에서의 유출은 무엇보다 이 지역 경제의 회복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밝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내 소비감소가 아시아국가들의 수출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풀이다.

급속한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통화긴축과 대규모 자본이동에 따른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한 환율방어도 지속적인 자본유입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

특히 일본의 경우 작년 4·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3·4분기(7∼9월)에 이어 마이너스(-1.4%)를 기록한 데 실망한 외국인들이 관망자세로 돌아섰다는 것.

현대증권 현정환대리는 “원-달러환율의 추가하락을 저지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 표명이 엔캐리트레이드자금(한국증시에 투자된 엔화차입자금)의 유출을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시작된 아시아 성장주에 대한 매입 열풍이 올 2월 말 펀드 내 성장주 비중이 50% 가까이 차오르면서 일시중단된 점도 자본이탈을 가속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대만 등지의 우량 정보통신주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인터내셔날주식형펀드는 이런 흐름을 반영, 3월초에 7억9000만달러(0.2%)의 자본순유출을 기록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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