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價급등에 수입단가 상승…지난해 상품교역조건 악화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지난해 유가급등으로 수입단가가 수출단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 상품의 교역조건이 98년에 비해 2.1%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수출단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금액이 늘어난 것은 수출물량을 대폭 늘리는 물량공세를 펼쳤기 때문으로 수출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9년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단가와 수입단가는 전년보다 각각 2.3%와 0.1% 하락해 98년의 20.3%와 16.5%에 비해 하락세가 둔화됐다.

수출단가는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로 반전된 후 3·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0.3%, 4·4분기에 8.0% 올라 상승세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이같은 수출단가의 상승세는 생산성 향상이나 수요증가보다는 유가 인상 등 국제원자재 가격 인상요인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기의 경우 수요증가와 생산성향상으로 수출단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수입단가도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수출단가보다 상승속도가 높아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량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지수(95년을 100으로 기준)가 98년 84.2에서 99년 82.4로 2.1% 악화됐다. 지난해 수출단가가 전년에 비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이 전년에 비해 12.1%가 증가해 수출금액은 113억7000만달러로 8.6% 증가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수출해서 번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소득교역 조건지수는 그나마 수출물량의 증가에 힘있어 135.1에서 148.2로 9.7%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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