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기업 출생과 성장]레고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하늘나라 한 쪽에 어린이 나라가 있다면 그곳에는 틀림없이 레고가 있다.”

전세계 어린이들이 1년간 50억시간을 함께하는 장난감. 해마다 1억개가 넘는 세트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3억명의 어른들이 만지작거리며 어린 시절을 보낸 장난감. 조립 장난감의 대명사 레고의 이력서다.

‘장난감 나라’ 레고의 설립자는 덴마크의 목수 올레 커크 크리스찬센. 사다리와 다리미판 등을 주로 만들던 그는 1932년 나무로 장난감을 만들어 선보이며 ‘레고’라는 이름을 붙였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재미있게 놀다’라는 뜻인 ‘Leg godt’를 줄인 말.

짜맞추는 방식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55년. 몇년 뒤에는 8개의 튀어나온 부분을 가진 6종류의 기본 블록으로 1억여가지 서로 다른 작품을 만드는 ‘레고 블럭의 조립 원리’가 고안됐다. 레고가 무한한 창조성을 가진 장난감으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첫 장난감이 나온 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레고가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비결은 바로 독특한 제품 개발 과정에 있다. 250여명의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연령층의 어린이들을 초청,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생각나는 대로 만들게 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이렇게 개발된 신제품은 아이들과 부모들, 교사들이 조립해본 후 합격 사인이 나와야 비로소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상의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는 레고의 기업 철학은 철저한 제품 관리로 이어졌다. 레고 제품은 던지거나 밟아도 부서지지 않는다. 또 포장 박스에서 팸플릿까지 무독성 제품만을 고집한다. 아이들이 입에 물거나 빨아도 해가 없고 던지거나 깔고 앉아도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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