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금감위장 본보 인터뷰]기업빚 위장상환 전면조사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31분


정부는 작년말 일부 대기업이 대출금을 위장 상환해 편법으로 부채비율을 축소한 의혹에 대해 전면 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대기업이 분기별로 채권단에 제출한 외자유치 등에 편법이 동원됐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업계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불허해왔던 개방형 뮤추얼펀드(중도해지가 가능한 회사형신탁상품)의 연내 허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삼성 교보생명 등 생보사 상장시 상장이득에 대한 주주와 계약자간의 분배비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회사별로 차등화할 방침이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위기 재발을 위해 대기업의 부채비율 200% 준수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특히 부채의 연말잔고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편법으로 부채비율 목표를 맞춘 행위에 대해 집중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대기업이 지난해 연말 결산을 앞두고 5일간 3조5000억원을 일시에 갚았다가 불과 열흘 뒤인 올 1월 4일부터 10일간 2조2000억원을 새로 빌려간 것이 연말 결산때 부채비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위원장은 또 “투신펀드의 클린화와 연계콜의 해소 등을 통해 투신권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고 각종 유인책을 통해 채권 및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겠다”며 “대우로 인한 금융불안은 대부분 해소됐으며 향후 금융시장과 관련한 대형 악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지주회사 설립시 동일인 지분제한 완화와 관련해서는 “지분제한 변경이 검토된다 하더라도 산업자본이 단독 또는 몇몇이 결합해서 은행을 지배할 수 없는 범위내로 국한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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