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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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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쓰이물산과 스미토모상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삼성 현대측과 대산통합 추진본부에 “협상을 끝내는 것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서한을 공식 전달했다.
양국간 첫 구조조정 협력사례로 주목받아온 유화빅딜은 양측 유화업계 및 채권단의 이해가 △전대차관 △정부보증 △수출독점권 등을 둘러싸고 엇갈린데다 기존 업계가 ‘반일감정’까지 동원함으로써 16개월이란 시간만 날린 셈이 됐다.
▽미쓰이의 ‘진의’〓98년9월 5대그룹은 유화 빅딜을 발표하면서 “제품별 생산능력을 대형화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쓰이물산이 대산단지 통합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삼성과 현대가 ‘수출의무비율’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덤핑 공세를 벌였기 때문. 아시아 최대의 생산능력을 가질 통합법인에 지분을 출자한 뒤 한일 공동으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통합추진본부 기준 본부장은 그러나 “미쓰이의 제안은 한국의 덤핑으로 피해를 보았던 자국 유화업계의 지지를 얻는 데 결국 실패했다”고 평가.
▽기존업계의 딴죽걸기〓지난해 합의한 한일간 기본합의서가 막판 휴지조각으로 변한 것은 또 다른 참여업체인 스미토모상사가 돌연 ‘수출독점권 고수’ 방침을 밝힌 때문. 그러나 일본측도 국내업계가 △전대차관 △국제협력은행의 장기융자 등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반대논리를 퍼뜨리면서 반일감정까지 부추긴 데 대해 격렬하게 항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