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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23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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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혼미를 거듭하자 전문가들의 장세 판단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조정기간이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더욱 크다.
▽일시 조정론〓낙관론자들은 국내 경제 토대(펀더멘틀)와 기업수익이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주식시장의 상승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LG투신운용 박종규 주식운용팀장은 “경기가 회복기를 거쳐 확장기로 진입하고 있다”며 “지금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꺾였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자신탁 이재현 펀드매니저도 “2월8일 대우채 환매 등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지수가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시장도 전반적으로 같은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
▽비관론〓기술적 지표상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장기 이동평균선인 120일선이 깨지고 코스닥지수 역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선이 힘없이 붕괴되자 ‘몸조심’을 하는 펀드매니저들 부쩍 늘고 있다. 본격적인 하락기를 대비해 주식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기술적인 지표분석 뿐 아니라 최근 무역수지 동향과 자금흐름 금리추이 등이 모두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장주도주가 정보통신주에서 벗어난 것 역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외국인의 선물매도세가 계속되는 점도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조정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지수의 상승탄력 시기에 대해서는 2월초설과 2·4분기(4∼6월)론이 맞서고 있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주식운용팀장은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의 선물 순매도 누적물량이 1만계약을 넘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며 “앞으로 2,3개월 기간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수가 900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
이와관련 종합지수가 8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상무는 “900선이 버팀목역할을 하겠지만 상당기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또 작년에 봇물을 이룬 유상증자 물량이 본격 상장되고 있어 수급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도 2·4분기 상승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LG투신운용 박팀장은 “2월초에 국민연금이 2000억∼3000억원정도를 펀드에 가입하는 등 투신권의 신규 수요가 창출되면서 지수 상승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개인투자 전략은〓일단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주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삼가라는 주문이다. 다만 코스닥시장에서의 투기적인 매수세 보다는 거래소 우량기업에 눈을 돌려 볼만한 시점이란 의견이 많은 편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시기를 한 템포 늦추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진·최영해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