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디자인진흥원장 공모 무효화…밀실내정 물의

  • 입력 2000년 1월 11일 19시 52분


정부가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신임원장을 공개모집에 의해 선임키로 했다가 파행적으로 결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디자인 업계는 이와 관련해 “밀실행정에 의한 각본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11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디자인진흥원은 12일 오전 이사회와 신임 원장 선출위원회를 열어 신임 원장에 모그룹 디자인 연구소장을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신임 원장 선출이 산자부가 당초 공표한 정상적인 공모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 산자부는 작년 11월 신임원장을 공모하기로 하고 12월24일까지 후보자 신청을 접수했다. 이 공모에는 디자인관련 인사 등 총 12명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신청 인사 중 조직장악력이 뛰어나고 디자인 업무에 능숙한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기간을 연장, 3일까지 후보를 추가로 받았다.

2차 공모에는 1명이 신청, 이들 13명을 대상으로 한 심사위원들의 평가 결과 후보자는 3, 4명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마저 무효화하고 심사위원을 대부분 교체하면서 내부적으로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산자부는 사실상 공모절차를 무시하고 ‘수의작업’에 들어가 새로 3명을 인선하고 이 가운데 한명을 신임원장으로 내정, 12일 오전 이사회와 심사위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원장 내정자는 산자부 최고위층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의혹을 낳고 있다.

한편 디자인진흥원의 이사들은 이사회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까지도 다음날 오전에 이사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디자인계에서는 “디자인을 21세기 전략분야로 육성하겠다고 정부 자신이 밝히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파행인사는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