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투자증권 "성장株 앞길, 금리-M&A가 변수"

  • 입력 2000년 1월 5일 18시 32분


정보통신 인터넷 주식의 약세가 이틀째 지속되면서 뒤늦게 이들 ‘성장주’로 말을 갈아탄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과연 성장주의 시대는 끝났는가, 아니면 다시 주도주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한진투자증권이 5일 내놓은 ‘성장주와 가치주의 전쟁’이라는 분석보고서는 어렴풋하게나마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금리상승은 가치주의 천적=77년 이후 미국 성장주 가치주의 월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금리가 낮거나 하락추세에 있을 때는 성장주, 반대의 경우에는 가치주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기업보다 사업위험이 높은 벤처기업에 자금이 유입되려면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시장의 위험수준(금리)이 낮아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올들어 금리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찬밥신세였던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작년 6,8,11월 세차례에 걸쳐 금리가 0.25%포인트씩 올랐으며 올해도 2,3월경 또 한 차례 인상이 예상돼 ‘금리 모멘텀’의 전환은 가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초는 실적장세=미국의 경우 연말 매매장부를 덮었던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매년 초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인다. 이른바 ‘1월효과(January effect)’.

그러나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오름폭이 크다. 대부분의 미국기업이 9월에 결산하고 1월에 실적이 발표되기 때문.

우리의 경우 12월 결산, 3월 발표이기 때문에 다소 시차는 있지만 실적호전주에 대한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1·4분기(1∼3월)에는 가치주가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성장주는 M&A로 부활=주춤해진 성장주 신화는 첨단기업간 인수합병(M&A)으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주가폭등으로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게 된 벤처기업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

인터넷 정보통신 등 첨단업종은 신기술획득, 시너지효과 뿐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대가 영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IMT-2000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것을 비롯, 수많은 정보제공업체들이 이미 통합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등 M&A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주가 상승요인을 돌아봐도 M&A보다 강력한 재료는 없었다”며 “M&A 붐은 성장주의 폭발적인 2차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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