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9년 12월 29일 19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거래소▼
연초 587로 출발한 올 증시가 연말 1030에 육박하는 급등세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식시장은 ‘기회의 땅’이 됐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주가차별화가 진행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했다.
▽1000고지 안착〓7월7일 처음으로 네 자릿수에 진입한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1052를 넘어서면서 1000선에 안착하는 듯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대우사태가 불거지며 지리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다.
1000고지를 탈환하고 뺏기기를 수차례. 연말지수 1028.07로 종가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새해 강세장을 예고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수 1000 안팎에서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지면서 두텁게 깔려있던 매물이 상당부분 소화돼 이제야말로 1000고지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외국인의 시장주도〓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한 해 1조516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많이 산 만큼 많이 벌었다. 반면 국내 기관은 7626억원 순매수, 개인들은 667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하반기들어 정보통신 테마를 만들어내면서 삼성전기 현대전자 한국통신 삼성전자 데이콤 등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를 사들여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인터넷 열풍〓인터넷과 정보통신주 열풍은 증시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주도주와 주변주간 주가차별화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씁쓸한 부산물.
SK텔레콤 주가는 연말 400만원을 넘어섰고 인터넷주의 대명사로 불린 데이콤은 한 해동안 주가가 무려 10배 이상 올랐다. 이 두 종목에 삼성전자 한국통신 LG정보통신 등이 가세해 이른바 ‘정보통신 5인방’으로 불리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채권시장▼
99년초부터 지속적으로 유지되던 저금리기조는 7월 대우사태가 불거지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만해도 채권유통시장은 시중금리가 안정세를 보인가운데 금융기관의 채권 매수여력이 확대, 단기매매가 증가하는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대우사태로 금리가 오르고 당국의 무리한 금리안정시도로 시장이 왜곡되면서 유통시장이 침체돼 갔다.
지난해 12월 28일만해도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 9.95%로 한자리수.
그러나 당일 거래된 LG전자 회사채 등 우량기업의 회사채는 모두 10.30∼10.40%에 이르렀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등 공공기관은 물론 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대기업 산하 연구원들도 내년에는 두자릿수 금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대까지 오른다〓LG경제연구원은 “대우가 채무재조정 절차를 밟게됨에 따라 2000년초 은행권의 여신공급이 위축되고 투신사로부터 자금이탈이 지속될 것”이라며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연 12%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투신은 “경제의 급격한 회복으로 통화유통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물가상승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통화당국이 총선실시이
후 공개시장조작 금리인상 및 콜금리 상승을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한국정부가 투신사 문제때문에 금리인상 정책을 쓸 가능성은 적다”면서 “원화를 점진적으로 강하게 유지해 물가인상 및 금리상승 압박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는 그러나 “2000년 하반기에 금리가 오르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자리 금리시대의 전략〓금리가 급등 조짐을 보일 경우에는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울러 예금이나 채권쪽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예금가운데는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변동금리상품이 금리상승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또 단기예금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도 금리상승기의 재테크 방법이다.
주식시장이 당장에는 조정을 받지 않더라도 채권시가평가제시행 은행 신탁계정의 분리 등의 조치로 채권투자의 메리트도 커질 수 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