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세계는 넓다"…유럽-남미로 속속 진출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LG생활건강이 올해초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파견했던 뷰티컨설턴트들이 최근 ‘개선장군’처럼 귀국했다.

뷰티컨설턴트는 매장 진열에서 재고 조사, 현지직원에 대한 메이크업 교육등을 전담하는 사원. 미국 동부지사의 매출이 뷰티컨설턴트를 파견한 지 몇달만에 50% 이상 급성장하는 등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것.

최근 국내 화장품업계의 해외 진출이 눈부시다. 전세계적인 밀레니엄 특수와 함께 아직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내수부문을 만회하기 위해 바깥으로 눈을 돌린 덕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LG처럼 뷰티컨설턴트를 파견해 메이크업 교육을 하거나 각종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해졌다. 교포들이 많이 사는 미국과 중국에 편중됐던 시장도 유럽과 남미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태평양의 라네즈 브랜드는 중국에서 2000년 1월1일 개봉하는 영화 ‘메이완메이랴오(沒完沒了)’의 협찬 화장품으로 최근 선정됐다. 태평양은 지난달말 우친롄 등 주연 배우와 스탭진을 한국에 초청, 공장과 박물관을 견학시키는 행사를 마련했고 이 내용은 이달말 중국 베이징TV의 연예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태평양측은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앞서 수많은 중국 관객들에게 라네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

94년부터 아모레 브랜드를 내세워 합자회사 형태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태평양은 올해초부터는 피부에 며칠동안 화장품을 발라놓은 뒤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안전성 실험을 거친 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인 피부에 알맞는 화장품을 선보이기 위한 것.

지난해 U2B(You too be) 브랜드로 유럽시장에 진출했던 도도화장품은 올해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총 650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10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U2B 런칭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현지 유통업체에 스킨케어 제품을 공급키로 한 데 이어 필리핀의 대형 쇼핑몰 6곳과 홍콩 ‘코즈메틱 2000’매장 30곳, 타이완의 55개 전문 매장에도 진출했다. 한불화장품은 중남미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현지 딜러들과 접촉하고 있다. 한불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에는 의외로 한국 교포가 많이 사는 데다 현지인들도 화장을 짙게하는 데 익숙해있기 때문”이라고 진출 이유를 설명.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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