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인터넷 진출'루머와 공시사이 춤춘다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한다’는 루머와 ‘사실과 다르다’는 해당기업의 공시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 관련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이며 주도주로 부상하자 증시에서는 전혀 업종이 다른 기업들이 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24일 증권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동국실업은 지난달 30일 인터넷 사업 진출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통해 ‘인터넷사업 진출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동국실업은 인터넷 사업 진출루머가 돌면서 지난달 10일 1만6500원이었던 주가가 조회공시 직전인 같은달 29일에는 2만1500원으로 30.3%나 상승했다.

회사측은 “창업투자회사인 벨류라인벤처를 통해 9월28일 인터넷관련업체인 지오이 커뮤니케이션에 출자를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중견피혁업체인 신진피혁공업도 10일 정보통신사업 진출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역시 루머에 힘입어 4일부터 공시전날인 9일까지 4일간 주가가 54.4%나 급등한 1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공시 이후 주가는 한때 7500원선까지 급락했다.

미국 애플사의 국내 주요공급업체인 엘렉스컴퓨터도 지난 9일 인터넷사업진출설과 액면분할설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액면분할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고 신규 인터넷사업에 대해서는 구상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달 28일 이후 공시전날인 8일까지 무려 108.3%나 폭등해버린 상태였다.

새로운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공시를 낸 중앙제지도 인터넷사업 진출설로 인해 공시전 6일 동안 주가가 34.2%나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인터넷과 정보통신사업 추진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특정세력에 의해 근거없는 소문이 퍼지는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정보통신이 2000년대 주류산업이 될 것은 확실시되지만 업종 특성상 경쟁이 치열, 이 분야에 진출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업성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인터넷과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투자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보고서와 사업전망 등을 꼼꼼이 살펴본뒤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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