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정부 "걱정마" 韓銀 "걱정돼"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농축수산물 등 계절적 변수를 제외할 경우 작년에 비해 0.4%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한국은행의 인플레압력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융시장안정과 구조조정촉진을 위해 저금리정책을 지속하고 단기금리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3·4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경기과열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정부와 한은간 인플레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23일 ‘99년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를 통해 농축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월말 현재 -0.3%이며 12월말에는 -0.4%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향보고서는 올해 환율안정과 수요안정, 유통구조개선 등으로 물가안정세가 구조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10월말 현재 전년동기대비 7.6% 상승했지만 이는 계절적 변수인 만큼 인플레 압력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

또 석유류의 경우 국제원유가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환율안정으로 10월말 현재 1년전에 비해 0.6% 하락하여 인플레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

재경부 관계자는 “방만한 통화정책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즉 근원적 인플레이션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금리기조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또 노동시장 유연성제고, 개방화, 유통구조개선 등으로 물가안정세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한은은 ‘GDP 회복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 정정호(鄭政鎬)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과열여부는 잠재GDP, 물가 등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비교해봐야 알 수 있지만 최소한 과열인지 여부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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