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이틀째 안정세…주가 900선 턱걸이

  • 입력 1999년 9월 28일 19시 40분


채권시장안정기금이 대규모 매입에 나선 28일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소폭 하락하는 등 장기금리가 이틀째 안정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투신권을 중심으로 대기성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데다 채권안정기금 외에는 매수에 본격적으로 가담하는 세력이 없어서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계속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해 900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서울 자금시장에서 실세금리의 대표지표인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일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연 9.94%를 기록했고 3년만기 국고채는 0.02% 오른 연 8.90%로 마감됐다.또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은 0.06%포인트 떨어진 연 8.03%, 양도성예금증서(CD)는 0.01%포인트 내린 연 7.69%를 나타내 국고채를 제외한 장단기 금리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권안정기금은 이날 우량회사채와 통화안정채권 위주로 7800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최근 며칠간 ‘사자’ 주문을 활발하게 냈던 은행권은 시장 움직임을 관망하면서 매입규모를 크게 줄였다.

채권딜러들은 “향후 금리추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3년만기 회사채의 경우 당분간 연 9%대 후반과 10%대 초반 사이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투자자문 김남익(金南翌)채권운용팀장은 “단기 매매차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차익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기금측의 인위적인 금리낮추기 시도가 벽에 부딪친 형국”이라며 “유가상승이나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심리가 가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실시된 5년만기 국고채 입찰에서 은행 등이 써낸 입찰금리는 연 9.80∼9.90%로 기준수익률 9.71%보다 높아 금리상승 심리가 여전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안정기금의 매수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당초 10월15일까지 은행권에서 출자하기로 한 2차분 8조원을 다음달초로 앞당겨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지속과 국제유가급등 등의 악재가 금리 안정세와 담배인삼공사 환불에 따른 자금유입 기대감 등의 호재를 압도해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3.06포인트 내린 900.73을 기록했다.

매수세력과 주도주가 부각되지 못한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신한은행 주택은행 등을 중심으로 7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기관투자가들도 22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박원재·박현진·이용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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