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자금 하루 5000억 이상 은행으로 대이동

  • 입력 1999년 9월 15일 19시 40분


대우사태 이후 투신권을 빠져나온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쪽으로 몰리면서 은행 저축성예금의 수신고가 처음으로 250조원을 넘어섰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저축성예금 수신고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5000억원 이상 증가해 10일 현재 255조28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 저축성예금은 7월중 5조5301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2조935억원 증가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불과 열흘 사이에 전월 증가액의 절반 가까운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요구불예금도 지난달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이달중 9683억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실세예금 잔액은 지난달말보다 6조784억원 늘어난 277조4247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신규 저축성예금의 경우 만기 3개월 미만의 단기상품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MMDA)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집중적으로 예치되고 있다”며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금흐름의 왜곡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서는 지난달 20조원 이상이 빠져나간데 이어 이달들어 5조1000억원이 추가로 이탈했고 종금사 수신도 이달중 4813억원 줄었다.

투신권은 11월부터 대우채편입 수익증권의 환매 범위가 확대되면 자금유출 규모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고객 예탁금이 7924억원 줄었고 투신 주식형 수익증권의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사태로 금융기관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시중자금의 은행유입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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