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 분석]"930선 회복 약세장 탈출아니다"

  • 입력 1999년 8월 24일 18시 19분


대우쇼크 이후 약세장을 면치못하던 주식시장이 19일 이후 나흘째 오름세를 탔다. 24일엔 종합주가지수가 14.83포인트 상승하면서 932.41을 기록, 930선을 회복했다.

특히 5월 이후 순매도 공세를 펼치던 외국인들이 최근 소폭이지만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어 추가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양상.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장세흐름을 본격적인 ‘약세장 탈출’의 신호로 해석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대우문제가 여전히 상승의 걸림돌로 남아있는데다 환매사태로 인한 시장교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오르나〓최근 주가 오름세는 △엔화강세 △미국 무디스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의지 △미국 증시의 사상최고치 경신 등 나라 안팎의 호재에 힘입어 나타났다.

주가가 외국인 매도공세와 대우문제로 지난달 12일 이후 20% 가량 큰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의지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19일 이후 소폭이지만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요인이었다는 설명.

▽추세전환 단정은 이르다〓최근 상승세를 ‘약세장에서 상승장으로의 추세전환’인지, 아니면 단순히 ‘약세장에서의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할지가 관심 포인트. 전문가들의 견해도 각양각색이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옥성(李玉成)서울지점장은 “최근 상승세는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며 “외국인 순매수는 매도가 줄어서 생긴 것일뿐 특별한 의미를 둘게 못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대우사태를 좀더 지켜보고 장세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이며 최근 상승세도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대우사태의 근본적 해결없이는 추가상승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980∼1020선의 매물벽 돌파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증권 김군호(金軍鎬)투자전략팀장은 “18일 장중 지수 841를 최근 하락장의 바닥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상승세는 하락장을 탈출하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동남아 증시에서 대거 매수세로 전환한 게 그 증거”라며 “급등은 힘들겠지만 점차 지수대를 높여가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인 투자전략〓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세를 섣불리 판단해 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문한다. 즉 기술적 반등으로 판단해 보유주식을 팔거나 아니면 상승장으로의 추세전환으로 해석해 주식비중을 늘려가는 것을 피하라는 것.

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투자정보팀장은 “시장상황 추이를 좀더 지켜본 다음 추세전환에 확신이 가면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주식보유비중을 높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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