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통합 「가시 밭길」…축협측 반발 거세

  • 입력 1999년 8월 13일 19시 11분


농업협동조합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축협측의 반발로 내년 7월 공식 발족까지의 통합과정은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마다 축협측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현재로서는 축협이 순순히 대화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

먼저 농업협동조합 설립위원회의 정상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설립위원회는 통합에 필요한 △정관 작성 △조직 인력운영의 기본계획 수립 △중앙회와 일선 조합의 사업범위 등을 구체화하는 기구.

정부는 농림부차관을 포함해 농협 축협 인삼협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할 계획이지만 축협은 이미 참가거부를 공식 발표한 상태.

농림부는 이같은 축협의 반발을 의식, 농협과 축협의 참가인원을 동수로 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축협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나 성사여부가 미지수다.

또 통합에 따른 인력감축과 중복업무 조정도 축협의 저항으로 쉽게 넘기 어려운 고비. 3개 조합이 통합할 경우 기획과 총무 홍보 등의 중복 부문의 축소와 동일지역 신용점포에 대한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특히 7개 대도시에 있는 농협 점포 288개와 축협 60개중 어느 지역의 어떤 점포를 없앨 지가 가장 뜨거운 쟁점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축협내의 목소리가 정리되지 않는 점도 통합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농림부는 축협내의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의 조합장과 직원들을 끌어들여 통합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같은 걸림돌이 쌓여있어 현재로서는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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