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宇파문/정부-금융당국]주가 등락따라 안도…당혹

  • 입력 1999년 7월 26일 18시 33분


금융당국자에겐 정말 ‘길고도 긴’ 하루였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시행 첫날인 26일 주식시장은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주가가 급등 급락의 혼조를 거듭하자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들은 하루종일 안절부절못했다.

실무자들은 거의 하루 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사무실을 오가며 기관투자가와 일반 및 외국인투자자의 동향 파악과 시장진정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32포인트 폭락속에 폐장하자 금감위 대책반은 “예상한 것보다는 많이 떨어졌다”며 크게 낙담. 그러나 “27일을 기다려보자”며 대우대책이 실현성이 없다고 속단하지 말 것을 호소.

반면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부터 투신사의 긴급유동성 지원요청이 들어올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자금시장이 안정을 보이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긴박했던 정부와 금융당국〓금융시장 특별대책반을 본겨격 가동시킨 금감위는 개장과 함께 주가가 40포인트 이상 폭락하자 아연 긴장. 그러나 오전 10시를 넘기면서 낙폭이 줄고 한때 4포인트 하락으로 반등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책반에선 “오늘 장은 소폭 상승세로 마감할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주가가 반등을 거듭하다 오후장부터 다시 빠지기 시작하자 추가후속조치를 은밀하게 논의하는 등 분위기는 급반전.

재정경제부도 1시간단위로 강봉균(康奉均)장관에게 주가 금리 환율 분석표를 올리고 증권제도과에서는 객장 창구의 분위기를 1시간 단위로 파악하는 등 긴장속에 시장상황을 점검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대책〓금감위는 26일 대우에 대한 투신사의 신규자금지원을 완료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주무부서인 자산운용감독국을 중심으로 투신사별 대우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배정과 이자율 조정을 하느라 하루종일 전화통과 씨름.

이와함께 특별대책반은 기관투자가들의 중도환매 요청이 얼마나 돌아올지를 몰라 신경을 곤두세웠다. 오전에는 기관투자가들의 중도환매 요청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오후에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중도환매 요청이 밀리자 대책반은 이를 철회하기 위해 해당 투신사에 대해 거의 사정반 협박반으로 전화통을 들고 안감힘.

▽추가조치와 향후 전망〓금감위측은 추가적인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 재경부도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재경부관계자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여부의 판단지표인 환율,금리등이 안정세로 돌아선 것을 감안하면 대우대책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

〈임규진·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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