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세관원 비리 자진고발』사례집 펴냈다

  • 입력 1999년 6월 20일 18시 41분


관세청 스스로 세관원의 부패행태를 고발하는 책자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관세청은 여론수렴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청장 직접 모니터링’ 세관신문고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민원인들이 투고한 내용을 모은 ‘이런 것은 배우고, 이런 것은 고칩시다’ 사례집을 20일 발간했다.

이 책자에는 세관공무원의 선행(29건)은 물론 불친절 사례(28건)까지 수록되어 있다.

중국과의 무역을 위해 인천항을 자주 드나든다는 김모씨는 ‘세관직원들이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이유’라는 투고에서 중국에서 오는 여행자 짐을 검사하는 세관직원들의 부패상을 고발했다.

그는 “여행자들이 검사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도 세관직원이 검사대를 떠나 자주(3∼4회) 화장실을 왕래하면서 안면 있는 장사꾼들과 수군거리고 많은 양의 한약재와 참깨를 손수레 바닥에 교묘히 묶어 통관시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류수출업체를 운영한다는 한 민원인은 “통관서류를 수정 제출한 뒤 일주일이 지나도 처리되지 않았는데 주윗사람의 말을 듣고 세관직원에게 ‘상납’을 했더니 5분 만에 처리됐다”고 하소연했다.

6개월간 세관직원들과 함께 일했다는 김모씨는 “보통 때는 빈둥거리다가도 화물이 좀 좋은 게 들어오면 서로 챙기려 한다”고 말했고 한 무기명 투고인은 밀수단속을 한답시고 진열된 상품을 동냥하듯이 얻어가는 직원들도 있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반면 “공무원이 불친절하다는 생각은 이제 편견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세관직원의 친절 사례를 소개한 민원인들도 많았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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