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최순영회장, 주총위임장 작성 거부

  • 입력 1999년 5월 16일 20시 37분


구속상태에 있는 대한생명 최순영(崔淳永)회장이 주주총회 위임장 작성을 거부하고 있어 임원 11명 해임을 위한 주총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대한생명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달말 해임권고를 내린 대한생명 임원 11명을 해임할 계획이나 최회장이 위임장을 쓰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대한생명은 3월말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관리 명령을 받아 금감원이 파견한 관리인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4월말에는 대한생명 부실에 책임이 있는 임원 11명이 해임권고를 받아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

상법상 기업체의 임원을 임면하기 위해서는 주총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대주주인 최회장과 그 가족의 지분이 50% 이상이어서 이들의 위임장 없이는 주총을 열지 못한다는 것이 금감원측 설명.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최회장이 대주주로서 회사를 모두 잃게 될까봐 위임장을 쓰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끝까지 위임장 작성을 거부할 경우 예정보다 앞당겨 대한생명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뒤 주식을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회장의 입장이 완강하다면 주총을 연기할 수도 있지만 최회장은 결국 위임장을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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