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재경장관 『코스닥 띄워 벤처 키운다』

  • 입력 1999년 5월 4일 08시 06분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은 3일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기금과 뮤추얼펀드 자금으로 코스닥주식을 매입토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코스닥시장의 등록요건도 완화하고 세제 감면 등 각종 지원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연일 주가가 폭등하는 활황장세가 펼쳐지는 코스닥시장에선 이날 이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개인이 코스닥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도 따른다. 등록요건이 증권거래소보다는 덜 까다로워서 ‘성장성은 있지만 갑작스러운 경영환경 변화가 생길 경우 부도에 직면할 수 있는’ 종목도 적지 않다.

▽코스닥시장 활성화〓이장관이 이날 서울대 행정대학원 특강에서 밝힌 대로 기금이나 뮤추얼펀드가 코스닥주식을 매입하고 유망 공기업들이 등록하게 되면 코스닥시장에서도 ‘큰 장’이 설 전망.

그는 “앞으로 민영화 대상 공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도록 노력하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또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고용유발 효과가 큰 중소 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벤처기업 2만개를 올부터 2002년까지 육성하기 위해선 코스닥시장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각종 투자자금이 벤처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즉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코스닥 시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코스닥 활황〓종합주가지수가 단기급등 이후 조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성장성이 기대되는 중소 벤처기업이 주로 등록돼 있는 코스닥시장에선 활황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코스닥종합지수는 개별종목 중심으로 활발한 매수주문이 쏟아지고 이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전날보다 8.49포인트 급등한 127.5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97년 10월 14일(130.70)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상승폭은 96년 7월 시장개설 이후 사상 최대.

거래가 형성된 1백53개 종목중 81%에 해당하는 1백25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으며 이중 78개 종목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반면 주가 하락종목은 하한가 6개 등 31개에 불과했다.

또 코스닥종목(3백38개) 가운데 1백12개의 벤처기업 주가만을 따로 떼어 만든 벤처지수는 전날보다 6.87포인트 급등한 110.22를 기록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이란〓증권거래소의 1,2부 시장과는 별도로 성장성과 기술력이 있는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시장. 현재 코스닥등록 기업은 3백35개이며 이중 1백12개사가 벤처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이나 기업은행 같은 대기업과 금융회사도 등록돼 있다. 증권사에 위탁거래계좌를 트면 거래소시장의 주식과 똑같이 거래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의 종목들은 평균적으로 볼 때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률(PER)이 8 정도여서 증권거래소 시장의 18보다 훨씬 낮다.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 많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연속상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특정종목이 한번 상승세를 타면 주가가 단기급등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코스닥 종목투자는 증권거래소 상장종목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투자위험이 훨씬 크다. 벤처기업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등록이 가능할 정도. 미국 장외등록시장인 나스닥의 경우 매년 4백∼9백여 기업이 등록되지만 4백∼7백여 기업은 등록이 취소된다.

〈이강운·임규진·이용재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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