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전문가 5인의 진단]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박현주 미래에셋 자산운용 대표★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그렇게 부담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당분간 상승추세가 이어질 전망. 고수익을 좇는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속도가 조금도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이미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일부 펀드가 주식을 팔고 채권투자에 치중하고 있지만 새로 설정되는 펀드, 특히 은행권의 단위형 금전신탁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아직 주식시장에선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지수 800선에 육박하면서 단기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도 많아지고 있다. 조심스럽게 조정국면을 점치는 애널리스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렇지만 조정을 받더라도 큰 폭은 아닐 것이다.

전반적으로 상장회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떨어내고 올해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어 금융장세와 실적장세가 동시에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우량 제조업체 주식의 상승여지가 높다.

★마이클 홀스버그 한누리증권 부사장★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장세’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의 상승 기조가 좀더 이어질 것 같다.

어느 수준까지 주가가 오를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기업실적이 점차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중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실적장세’도 기대된다.

외국인들은 이미 한국 주식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봤다. 한국증시가 전세계 이머징마켓 중에서 돋보이는 활황장세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가지 우려할 만한 것은 한국기업이 제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할지 외국인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구조조정이 늦춰지는 기미가 보이면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증시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은행주나 대형우량주 등에 장기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영철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상초유의 저금리로 자금의 증시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금융위기를 겪은 신흥국가 중 한국의 구조조정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추가 투자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중기적 시장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

또 유상증자 규모, 금리수준, 경상수지 추이, 기관투자가의 시장참여도 등을 과거 대세상승 때와 비교해보면 이번의 증시주변여건이 훨씬 좋아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다.

다만 종합주가지수가 단기급등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단기적으로 850대가 1차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수대의 매물이 원활히 소화되는 지 주목해야 한다. 현 장세의 핵심세력이 기관투자가인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즉 △핵심대중주 △구조조정 관련 중저가 대형주 △실적호전 우량종목군 등이 앞으로 대세상승을 이끌고 갈 주도주군이다. 최근 단기급등한 종목을 덩달아 사들이는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

★김영수 중앙투신 주식운용팀장★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에 접근해 추가수익 여지가 적어졌다. 지금까지는 ‘누가 과감하게 주식을 많이 사느냐’의 게임이었다면 이젠 ‘어떤 종목을 사느냐’가 관건이다.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철저히 종목별 장세가 전개될 것이다.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거나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회사간에 주가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형주는 그동안 주가가 크게 올라 추가상승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소외됐던 중소형 우량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액면분할주와 음식료 화학 자동차부품 등 안정적 수익기반을 갖고 있는 내수관련주 등이 유망해 보인다. 액면가 5천원짜리 주식을 잘게 쪼개 유동물량이 많아진 액면분할주는 장기적으로 예전의 주가수준을 회복하려는 경향이 있다

★장기철 대신증권 목포지점 부장★

향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현 장세를 주도하는 증권주에 달려있다.

바이코리아펀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2배 이상 오른 현대증권을 필두로 대형 증권주들이 큰폭으로 상승했지만 이젠 주춤해진 분위기. 증권주가 조정을 받는다면 종합주가지수는 예상보다 일찍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수는 단기간에 700∼720선까지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8조원대를 웃도는 고객예탁금과 간접투자상품으로 몰리는 자금규모를 볼 때 중기적으로 지수는 700∼790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전망.

주가가 너무 올랐으므로 일반투자자는 섣부른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큰 이익은 얻기 어렵기 때문. 반등할 때마다 보유주식을 조금씩 현금화하는 전략이 유망. 박스권을 벗어나 다시 힘차게 오를 때 주식을 살 수 있는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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