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장영식사장 『24일 사표제출』… 美 건너갈듯

  • 입력 1999년 4월 22일 07시 53분


정부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장영식(張榮植)한국전력 사장이 24일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규탁(崔奎鐸)한전 홍보실장은 21일 “장사장이 23일 정기이사회를 주재한 뒤 24일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을 만나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사장은 사표를 제출하고 신변을 정리한 뒤 작년 5월 사장 선임 직전까지 살았던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측은 신임사장 선임 때까지는 윤행순(尹幸淳)판매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사장과 갈등을 빚었던 이유형(李有珩)감사는 직무대행을 둘 수 없도록 한 공기업 감사 선임규정상 당분간 현 직위를 유지한 뒤 이르면 6월10일경 임시주총 때 자진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장관과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16일 △경영 실적 부진 △경솔한 발언으로 정책혼선 초래 △무리한 물갈이 인사로 사내갈등 야기 등을 이유로 장사장을 경질하기로 합의했었다.

장사장은 19일 사표 제출을 종용받은 뒤 20, 21일 정상 출근하면서 청와대 등에 경질의 부당성을 주장해온 것이 물의를 빚자 자진사퇴하기로마음을굳힌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사장의 선임 및 해임 과정은 현 정부의 인사상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국적의 장사장은 작년 5월 미국뉴욕주립대교수에서 한전 사장으로 내정돼 임명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장에 선임된 뒤에는 관료화된 한전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한 인사를 거듭하다가 기존 직원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그러나 민영화라는 중대한 개혁작업을 앞두고 재임 1년도 안 된 국내 최대 공기업 사장을 ‘경영성적 부진’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하차시킨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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