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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20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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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오래전부터 경영진에 대한 사퇴압력을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그만큼 내부에서조차 조중훈(趙重勳)회장이나 조양호(趙亮鎬)사장의 경영행태에 비판이 많았다는 뜻.
족벌경영과 세습경영으로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조회장이나 조양호사장의 독단적 경영에도 임직원들이 직언(直言)을 하지 못했다는 것.
대한항공의 한 고위관계자는 “임원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회장이나 사장에게 소신껏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조양호사장이 건설교통부를 방문했을 때 취한 일련의 행동은 조사장의 권위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건교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이정무(李廷武)장관실에서 국제선 항공노선 배분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 조사장이 장관 앞에서 항공국장을 꾸짖었다는 것.
조사장은 장관실에서 나오자마자 정부가 제시한 배분안을 찢어버리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최고경영진의 자세는 회사를 ‘상명하달식’의 경직된 문화에 젖게 했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대한항공은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 전전긍긍하는 모습.
업계에서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진에 대한 사퇴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항공노선 폐쇄, 노후 항공기 운항 정지 명령 등이다.
특히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각각 450%와 60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은행단을 통한 간접적 제재도 임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