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정태수씨 97-99년 증언 비교

  • 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28분


4일 경제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은 2년전 한보청문회 때와 달리 대선자금 제공 사실을 시인하는 등 ‘자물통’입을 열었다.

정씨는 97년 4월 한보청문회 때는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판중이라 말할 수 없다” “장부가 없어 밝힐 수가 없다”는 등 여러 표현을 사용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선때 공식적으로 낸 돈 외에는 개인적으로 자금을 제공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날은 “1백50억원을 줬다”고 시인했다.

대선때 민자당 재정위원으로서 낸 헌금액수도 한보청문회 때는 “그저 많이 해봐야 한 10억원 정도가 고작”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날 정씨는 “92년에만 모두 50억원을 냈다”고 말을 바꿨다.97년 당시 검찰에서 대선자금문제를 조사받았는지 여부와 관련해 정씨는 한보청문회에서는 “며칠 동안 조사받았고 회사 장부도 가져다가 조사했다”고 말했으나 이날은 “검찰이 묻지도 않았다”고 상반된 답변을 했다. 그러나 정씨는 “시설자금 3천억원만 대출을 받았다면 한보가 망하지는 않았을 것” “먼 장래를 보면 코렉스공법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정씨는 이날 신문도중 “서면으로 답변하겠다” “혈압이 높아서 말할 수 없다” “피곤해서 못하겠다”며 즉답을 피하는 등 기본적으로는 ‘모르쇠’전술을 구사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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