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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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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여권은 이러한 정전총회장의 처지를 십분 활용하면 YS대선자금 규명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97년 청문회때만 해도 돈받은 사람들이 김전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실세들이어서 전모를 털어놓기가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이들이 야권인사로 전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정전총회장의 증언은 정전총회장과 그의 주변 인사에 대한 여권 특위위원들의 끈질긴 설득노력에 정전총회장이 심경 변화를 일으켜 가능했다는 분석이 높다.
정전총회장의 증언을 끌어낸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정책위의장은 정전총회장이 매우 신뢰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알려진 정전총회장의 처제를 여러차례 만나 “정권이 바뀌지 않았느냐. 가슴속에 묻어 둔 것을 털어버려라”고 정전회장을 간접 설득하고 그의 변호사들과도 의견을 조율하는 등 물밑접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항간에는 정전총회장이 증언의 대가로 병보석과 같은 모종의 선물을 약속받았다는 설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의장은 “정전총회장의 3·1절 사면 복권설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내가 개입한 일은 없지만 건강이 아주 나쁜 만큼 병보석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전총회장은 앞으로 13년의 복역기간을 남겨놓은 상태다.
따라서 이번 그의 증언은 한보사태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명분을 언급하기에 앞서 현 여권의 ‘입맛’에 맞는 발언으로 ‘탈(脫)감옥’을 하고자 하는 실리적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