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률 크게 높아져…공단마다 활기 가득

  • 입력 1998년 12월 15일 19시 35분


멈춰섰던 공장의 생산라인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름에 빠졌던 근로자들의 일손이 바빠지면서 공단에는 조금씩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장기불황에 허덕이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기계 가전 철강 등 주요 산업의 가동률은 하락세를 멈추고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의 경우 가격회복에 연말특수까지 겹쳐 수출주문 물량이 폭주하면서 삼성 현대 LG 등의 생산공장은 오랜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올상반기 64메가D램의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6월부터 5개월간 25%씩 감산했으나 11월 들어 주문물량이 밀리자 생산라인을 100% 가동중이다.

반도체3사의 반도체 수출액도 6∼9월에는 매달 4억∼5억달러에 그쳤으나 10월에는 6억2천만달러, 11월에는 6억3천만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16메가D램은 일본 유럽업체가 생산을 중단하는 바람에 공급이 크게 부족해 삼성전자의 경우 공장을 풀가동하고도 재고량이 평소 적정분의 20%에 못미치는 일주일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동차업계 역시 올상반기 30∼40%대에 머물던 공장가동률이 9월 이후 수출호조에 힘입어 50%대로 올라섰다.

최근 2,3개월간 수출은 월 14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80∼90% 수준에 이르렀으며 내수판매도 월 6만대선에서 11월 7만2천대로 다소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는 11월 수출 및 내수판매가 올들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하자 아반떼, EF쏘나타 등 일부라인에서 10시간씩 2교대로 풀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재고가 남아돌아 낮근무 8시간을 채우기도 힘들었다”며 “연말 내수회복에 힘입어 다음주부터는 대부분의 라인이 10시간씩 2교대 풀가동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8월까지 가동률 80%를 밑돌던 가전업계도 에어컨 등 일부가전과 브라운관 모니터 등의 수출이 급증함에 따라 최근 90%를 웃도는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창원공장 에어컨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는 한편 휴일특근과 잔업까지 실시하고 있으며 브라운관과 모니터를 생산하는 구미공장도 3교대로 풀가동중이다. 이밖에 제조업 전반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기계산업과 철강산업도 바닥세에서 벗어난 상태.

기계업계는 8월 60.4%로 최저의 가동률을 보인 뒤 9월 63.4%, 10월 64.3%로 회복 중이며 철강업계의 조강생산량도 8, 9, 10월 석달간 3백10만t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11월 들어 3백32만t으로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다.

한편 7대도시 신설법인 수도 8월까지는 매달 1천4백∼1천5백개 업체에 그치다가 9월 1천6백개를 넘어선데 이어 11월에는 1천7백98개를 기록해 창업의욕도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權純旴)수석연구원은 “연말로 접어들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산업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은 회복기조를 어떻게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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