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中특집]항공업계가 보는 차이나

입력 1998-11-09 19:46수정 2009-09-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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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의 장막’이라는 말조차 이제는 빛바랜 얘기처럼 들릴 만큼 중국의 변화는 빠르고 화려하다. 이런 변화를 가장 실감나게 지켜보는 사람중 하나가 항공업계 종사자들.

중국통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여객영업본부 박승화 중국노선팀장은 “89년 당시 베이징(北京) 공항은 무궤도전차에 휘발유 엔진을 달아 공항버스로 쓸 만큼 낙후돼 있었다”며 “지금은 최고급품인 네오플랜기종의 공항버스로 모두 교체할 만큼 선진화됐다”고 말한다.

한중수교 이전인 90년초. 국내 대기업들이 현지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 각사마다 한두 명씩 특공대를 중국에 파견했을 때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선발대를 파견했다. 아시아나의 선발대원인 김희용과장(국제업무팀)은 “호텔에서 지내면서 밤마다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의심을 받아 자주 미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회고한다.

당시 중국에는 항공사 직원을 가장한 정보요원이 많아 국내 항공사 직원들은 미행뿐 아니라 심지어 도청까지 당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베이징 사무실은 간판 부착 허가가 나지 않아 한중수교 때까지 3년간이나 간판에 보자기를 씌워놓기도 했다.

수교 이후 한중노선은 대기업 및 중소기업 직원들과 소규모 보따리 무역상들로 늘 좌석이 모자랄 정도가 됐다. 해마다 60, 70%씩 승객수가 증가했다.

국내항공사들은 IMF사태전까지만 해도 중국노선을 ‘금세기 마지막 남은 황금노선’으로 간주, 운항편수를 늘렸다. 현재 한국은 가장 많은 중국항공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92,93년에는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일부 졸부들이 중국에서 달러다발을 보여주며 흥청망청 돈을 뿌려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중국인에게 심어줬다.

국내 항공사의 중국통들은 “중국인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논리적이고 신용을 중시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모중소기업 사장이 중국업체와 무역계약을 맺기 위해 술접대를 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한국에 초대했다가 약속을 잊은 일이 있었다. 그 중국업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국 계약을 파기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박승화팀장은 “흔히 중국인을 ‘떼놈’ ‘떼국놈’이라고 부르는데 영업 10년만에 그 ‘떼’가 바로 ‘대국(大國)’을 뜻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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