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말로만 「군살빼기」…차입금 5%해소불과

  • 입력 1998년 11월 6일 19시 22분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이행실적이 6∼30대 그룹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그룹은 계열사와 자산의 매각, 비관련사업 정리 등에서 6대 이하 그룹보다 실적이 크게 떨어지며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집계한 10월16일 현재 30대 그룹 구조조정 추진현황에 따르면 5대 그룹은 8조7백64억원, 6∼30대 그룹은 8조65억원의 구조조정 이행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액을 보면 5대 그룹이 높지만 총차입금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5대 그룹은 5.5%, 6∼30대 그룹은 11.6%로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실적이 절반 가량에 그쳤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관계자는 “5대 그룹은 채무규모가 많으면서도 자산매각 등 군살 떼어내기에는 소극적으로 구조조정 노력이 크게 미흡하다”며 “부채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부문별로 보면 5대 그룹은 자산매각에서 5천3백75억원어치밖에 팔지 않아 6∼30대 그룹(2조1천4백41억원)의 25%에 그쳤다.

5대 그룹의 계열사 및 사업부문 매각실적도 6∼30대 그룹에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대 그룹의 유상증자는 2조8천2백63억원으로 6∼30대 그룹보다 15배가 많은 규모였다. 또 5대 그룹은 회사채발행 등 자금시장을 독식해 8월까지 회사채 발행물량의 80%(21조9천5백5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초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건의로 마련된 토지공사의 금융부채 상환용 기업보유 부동산 매입도 5대 그룹의 경우 실적이 총매입 3조5천억원의 9%인 3천7백11억원에 그쳤다.

재경부 관계자는 “5대 그룹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스스로 구조조정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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