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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뉴마켓 뉴페이스]유니온투자금융 이명호사장

입력 1998-11-05 19:34업데이트 2009-09-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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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되십시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이 유니온투자금융㈜에 해준 칭찬의 말이다. 삼성물산이 이란에 2천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가 이란측이 일방적으로 부채 리스케줄링(만기연장)에 들어가면서 수년째 돈이 묶여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 수출대금채권을 유니온이 외국 금융기관에 팔아줘 돈을 돌릴 수 있게 되자 나온 탄성이었다.

유니온은 국내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무역, 합작투자 등을 근거로 해외에서 돈을 끌어다가 기업에 빌려주거나 관련 자문을 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회사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JP모건 등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투자은행들이 하는 일이다. 국산 투자은행 1호인 셈.

이명호(李明昊·40)사장은 83년 미얀마(당시 버마)아웅산묘소 폭탄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고 이범석(李範錫)외무부장관의 아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약하다 94년말에 귀국했다. 시카고 법대를 졸업한 뒤 입사한 소낸샤인 나스&로젠탈 법무법인에서는 다른 변호사 3명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24억달러)였던 올스테이트 보험사의 상장업무를 치러냈다.

그가 밝힌 유니온 창업 이유.

“금융 일이 법률쪽보다는 훨씬 창조적이죠. 1천만달러짜리부터 1백억달러가 넘는 일들을 역동적으로 할 수 있거든요. 천연자원이 부족한 대신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지요.”

유니온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미국계 투자은행의 무서운 경쟁자로 커나가고 있다. 유니온이 실적을 쌓아가자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자신들의 한국지점을 제쳐두고 함께 일해보자며 제휴요청을 해왔다. 유니온의 프로젝트파이낸스팀을 통째로 빼가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외국계 투자은행과 거래하던 지방의 한 중견기업은 거래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자문사를 유니온으로 바꿨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문의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한국어로 된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

“매운 고추를 다시 고추장에 찍어먹는 한국의 정서를 알면서도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우리는 갖췄습니다. 한국기업의 이해관계를 외국투자자들에게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장이 말하는 유니온의 강점이다.

그는 1년중 9개월 가량을 해외에서 보낸다. 5일 현재 보름 일정으로 싱가포르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출장중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한 곳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한 출장이다. 이번엔 고객과 전주(錢主) 모두 외국인이다. 싱가포르에서 국제전화를 통해 밝힌 그의 포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의 투자은행을 만들겠습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 약력 ▼

△서울 출생 △82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 △87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 △90년 시카고 법대 법학박사 △90년 법무법인 ‘소낸샤인 나스&로젠탈’ 변호사 △94년 한국증권거래소 국제업무관련 고문 △95년2월 유니온투금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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