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강관『냉연사업 팔겠다』…철강산업 구조조정 가속화될듯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현대강관이 96년말 신규사업으로 시작해 내년초 율촌공단에서 완공예정인 냉연강판 생산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이 신규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철수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매각이 성사될 경우 심각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일 “현대강관이 연간생산 1백80만t 규모의 냉연강판 생산공장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현재 철강업계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수업체를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도 “냉연강판 사업부를 제값만 받을 수 있다면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매각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현대강관은 최근 내수침체로 냉연강시장의 공급이 심각한 과잉상태에 이른데다 경쟁업체인 포항제철이 냉연강의 원자재인 열연강판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업지속이 어려운 상황.

여기에 현대그룹의 기아자동차 인수와 금강산 개발사업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냉연강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파이프 제조업체인 현대강관은 96년 율촌공단의 부지 1백만평에 냉연강공장을 착공해 총 1조2천억원을 투자해왔으며 현재 98%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현대강관은 현대자동차 60만t 등 현대그룹 계열사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포철 대신 일본 등 외국 철강사에서 열연강판을 수입해서라도 냉연강사업을 계속하겠다고 고집해왔다.

현대강관 냉연강사업 매각에는 현재 동국제강그룹의 연합철강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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