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감사원, 계좌추적권 요구…『견제장치 필요』여론

입력 1998-10-01 19:57수정 2009-09-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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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이 계좌추적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관에 추적권을 추가로 부여하기에 앞서 계좌추적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5일 당정협의를 갖고 공정거래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감사원도 당정협의를 통해 감사원법을 개정, 계좌추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

그러나 현재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검찰이나 금융실명법을 운용하고 있는 재정경제부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와 감사원이 수사를 하겠다는 상식 밖의 이야기”라며 “재벌이나 고위공직자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 사사건건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예금자 비밀보호의 예외가 많아지면 일부 거액 예금자들이 신상이 드러날 것을 우려, 자금 인출사태를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현재 추적권이 있는 검찰 국세청 등만 해도 계좌추적 요구를 너무 포괄적으로 남발하고 정해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관행이 그대로 유지된 채 공정위와 감사원까지 추적권을 갖게 되면 금융거래 정보가 부당하게 유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뭉칫돈이 외국계 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국의 무리한 계좌공개 요구가 국내 시중은행처럼 잘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도를 정비, 계좌 추적권을 갖는 기관의 권한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주(李炳周)공정위 총괄정책과장은 “다양한 금융기법을 이용한 재벌의 교묘한 내부거래를 적발하기 위해서는 계좌추적권이 필수적”이라며 “상당한 혐의가 있을 때에 한해 제한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재 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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